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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윤동주 [자화상] 해설/해석/분석/정리

by 文學人 2024. 9. 7.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은 화자가 자신을 성찰하고 거기서 느껴지는 애증을 노래하는 작품입니다. 이 시에는 일제에 의한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데서 느껴지는 윤동주 시인의 부끄러움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래의 작품 분석을 통해 화자의 자아 성찰 행위가 어떤 매개를 통해 이루어지는지에 시를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작품 분석

윤동주 자화상 분석


작품 해설

이 시는  '-ㅂ니다'로 모든 문장을 끝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말하는 것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문체를 구어체라고 하는데, 구어체를 사용함으로써 화자가 자신의 내면을 독자에게 고백하는 듯한 장면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자는 무엇을 고백하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자아 성찰의 결과로 얻은 부끄러움입니다.

1연에서 화자는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에 있는 '외딴 우물'에 '홀로' 찾아갑니다. 이때 '우물'은 화자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살피는 거울과 같은 기능을 합니다. 즉, 여기서 '우물'이란 화자가 자아 성찰을 하게 하는 매개체라는 것이죠. 이러한 '우물'은 외딴 곳에 있으며, 화자는 홀로 '우물'을 찾아가죠. 이는 누군가의 개입없이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객관적 성찰을 원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우물'을 가만히 조심스레 들여다보죠.

2연에서는 우물 속에 비친 순수한 자연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3연에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화자를 의미하는 '한 사나이'가 나옵니다. 2연에서의 순수한 자연의 모습은 3연에서의 '한 사나이'의 모습과 대비되는 것이며, '미워져 돌아갑니다'라는 표현을 통해 화자는 현실 세계에 안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혐오함을 알 수 있습니다.

4연에서는 화자가 혐오하는 '사나이'가 안쓰러워져 다시 돌아가는데, 이는 화자가 자기연민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곧이어 5연에서는 다시 미워져 돌아간다고 하죠. 이는 화자가 극심한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모습을 애증의 반복을 통해 집약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윤동주 시인이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큰 고뇌를 겪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내적 갈등의 끝에 마지막 연에서는 다시 2연의 장면을 반복하며, 순수했던 자연과 같이 순수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추억합니다. 그리고 이내 끝없이 반복했던 고뇌와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죠.

정리하자면, '우물'은 자아 성찰의 매개체이자 화자의 내면을 비추는 물체이고, 자신에 대한 화자의 정서는 '미움-연민-미움-그리움'으로 변화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